조병화, 나태주, 이외수, 이해인, 안도현, 용혜원, 김재진, 김초혜, 오세영 가을시 모음

2023. 11. 5. 20:48ㆍ시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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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시의 조화: 가을 시 모음

가을은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계절입니다. 서늘한 바람과 낙엽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마음을 움직이고, 시를 통해 그 감정을 표현합니다. 다양한 시인들이 가을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시들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시들은 각기 다른 시인들의 가을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 시를 통해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세요.

가을 - 조병화

가을 -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조병화 시인의 "가을"은 가을 특유의 정취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그의 시는 간결한 언어로 가을의 쓸쓸함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냅니다.

가을의 시 - 김초혜

가을의 시 -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김초혜 시인의 "가을의 시"는 가을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가을의 색채와 냄새, 소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가을이 나를 보고 - 나태주

가을이 나를 보고 - 나태주

고백할 것이 있으면 고백하라 한다.
죄진 것이 있으면 회개하고
빛진 것이 있으면 부채 명세서를 공개하라 한다.
​
고백할 것이 있으면서 고백하지 않고
죄진 것이 있으면서 회개하지 않고
빛진 것이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으면
청진기를 들이대겠다고
사뭇 으름장이다.
​
가을은 돋보기 안경알 너머
나를 관찰하는 누군가의 눈,
껌벅이지 않는 눈,
너무나 맑고 비정적이고
이지적이다.
​
가을 앞에서 나는 조그맣고 보잘 것 없는
한 마리 곤충
가을아,
잠깐만 너의 눈을 감아 주지 않으련…

나태주 시인은 "가을이 나를 보고"라는 시에서 자연과 인간의 소통을 그립니다. 이 시는 가을이 주는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가을 그림자 - 김재진

가을 그림자 - 김재진

가을은 깨어질까 두려운 유리창
흘러온 시간들 말갛게 비치는
갠 날의 연못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찾으러
집 나서는 황혼은
물 빠진 감잎에 근심 들이네
가을날 수상한 나를 엿보는
그림자는 순간접착제
빛 속으로 나선 여윈 추억 들춰내는
가을은 여름이 버린 구겨진 시간표

김재진 시인의 "가을 그림자"는 가을의 정서를 담백하고 서정적으로 표현합니다. 시 속에서 가을 그림자는 삶의 여러 면모를 상징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가을의 창문을 열면 - 이외수

가을의 창문을 열면 - 이외수

어디쯤 오고 있을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 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이외수 시인의 "가을의 창문을 열면"은 가을의 정경을 시적 이미지로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시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을바람 - 이해인

가을바람 - 이해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은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 낼 수 있으리
​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바람이여
​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이해인 수녀의 "가을바람"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가을의 정취를 그립니다. 이 시는 가을바람을 통해 인생의 여유와 평화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가을이 내게 말하네 - 나상국

가을이 내게 말하네 - 나상국

가을이 내게 말하네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인데
뭘하느냐고 "
​
가을은 또 말하네
"누군가 사랑하려면
마냥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무작정 길을 나서서
사랑을 찾아보라고 "
​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단풍이 왜 저렇게 붉은 줄
너는 아느냐고 "
그 뜻을 잘 새겨 보라네
​
난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
왜 단풍이 저렇게 화려한 색의
옷으로 갈아입을까?
단풍이 곱게 물드는 이유는
나무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라네
​
가을이 내게 하고자 하는 말은
사랑은 스스로 찾아서
스스로 지키고 가꾸라는
말인 듯하네

나상국 시인의 "가을이 내게 말하네"는 가을의 소리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시는 가을의 속삭임을 통해 삶의 깊이를 탐구합니다.

가을 엽서 - 안도현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시인의 "가을 엽서"는 가을 풍경을 엽서에 담은 듯한 감성을 전달합니다. 이 시는 마치 멀리 떨어진 사랑하는 이에게 가을의 인사를 전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을 편지 - 김시현, 이지영, 홍경애

가을 편지 - 김시현

사랑한다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
끝내 쓰지 못하고
가슴에 고여 출렁이는
그 여러 날 동안
​
내 마음속 숲에도
단풍이 들어
우수수 우수수
떨어집니다
​
그렇게 당신의 뜰 안에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
밤마다 밤마다
울먹이는 숲길을 건너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가을 편지 - 이지영

한 해를 매달려
가슴앓이하던 그대
빠알갛게 물들어 가을을 탄다
휑한 보도 위 구겨진 낙엽같이
두서 없는 편지를 쓴다
한 해에 한 번 이 가을에
못다 부른 노래
주고 싶었던 정, 빚진 모든 것들
봇물 터지듯
한 통에 쏟아 붓는다
​
누구도 그대가 되어
그대의 편지를 받아 보라
지친 해거름의 침몰에
남루의 옷으로 서성이는 자신
그대 편지는 자신을 비추어 보는
맑고 깊은 옹달샘
거기엔 그대와 내가 보이고,
​
가을은 끝없는 편지를 쓴다
수채화 같은 사연을 담아
그대를 보내고 있다.
가을 편지 - 홍성애

아득한 갈색 추억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면
​
찬란한 여명이
산자락에서 단풍되어
저 높이 날으는 철새처럼
자유가 그리워 둥지를 틀고
​
청명한 이 가을 하늘을
노래하는 채색의 그리움
​
오늘도 호숫가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한 폭의 수채화를
투명하고 아름답게 그려 가려나

가을을 주제로 한 "가을 편지"라는 제목의 시들은 각기 다른 시인들이 쓴 작품입니다. 김시현, 이지영, 홍경애 시인은 각각의 개성과 시각으로 가을의 감정을 담아냅니다.

또 가을이다 - 이승훈

또 가을이다 - 이승훈

피는 불이 되고
불은 연기가 된다
이제 나는 연기다
나는 풀풀풀 날린다
시간이 딸꾹질하는 뇌에는
연기만 가득하다
또 가을이다

이승훈 시인의 "또 가을이다"는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 시는 가을이 주는 새로운 시작과 끝의 느낌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가을의 침묵 - 이남일

가을의 침묵 - 이남일

인생은 가을볕처럼
잠깐 쬐다 가는 것
​
우리 서로
묻지 않으면 침묵하자
​
만남은 짧게
대화도 길지 않게
​
슬픔 따윈 우리
가슴 깊이 묻어두기로 하자

이남일 시인의 "가을의 침묵"은 가을의 고요함과 깊이를 시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시는 말없이 서 있는 가을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사색을 안깁니다.

가을에 - 오세영

오세영 시인의 "가을에"는 가을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 지어 생각하게 합니다. 이 시는 가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삶의 변화를 섬세하게 탐구합니다.

가을에 -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
​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
​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
​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을엔 1 - 추경희

가을엔 1 -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낮익은 벌레 소리
가슴에서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했던 한 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추경희 시인의 "가을엔 1"은 가을을 맞이하는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이 시는 가을이라는 계절의 변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오래된 가을 - 천양희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천양희 시인의 "오래된 가을"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을의 정취를 그립니다. 이 시는 가을이 주는 영원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표현합니다.

가을아, 어쩌라고 - 임영준

가을아, 어쩌라고 - 임영준

그렇게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매몰차게 뿌리치면
우린 어쩌라고
​
툭 건드리면 터져버릴 듯
울먹거리면서
구석구석 후벼대면
난 어쩌라고
​
새파랗게
뭣도 모르는 것처럼
다 내려놓고 떠나버리라고
자꾸만 흘겨대면
다들 어쩌라고

임영준 시인의 "가을아, 어쩌라고"는 가을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가을이 주는 감정의 다양성을 시적으로 표현합니다.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 용혜원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 용혜원

가을에 축축하게 비 내릴 때마다
나무들은 알몸이 되고 싶은지
단풍 든 잎새들을 떨궈냈다
​
비 내리는 길 바라보고 있으면
고독 속에 신열을 앓던
외로움 덩어리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
거리에 떨어진 낙엽들이
흥건히 빗물에 젖고
한산해지는 저녁 무렵
가을 길을 걷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몰랐다
​
가을은 왜 우리 가슴에
짙게 머물다 가는가
​
세월 가듯 구름 가듯
모두가 떠나가야 하는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
​
가을비가 내리면
단풍으로 물든 이야기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
가을빗속을 걸어 들어가며
사랑하는 이와 다정하게
팔짱 끼고 걸으면
아픈 자국을 남겨놓고 떠나는
가을도 쓸쓸하지만은 않다

용혜원 시인의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은 가을비가 주는 감성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이 시는 가을비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그립니다.

씨앗 - 허영자

씨앗 - 허영자

가을에는
씨앗만 남는다
​
달콤하고 물 많은
살은
탐식하는 입속에 녹고
단단한 씨앗만 남는다
​
화사한
거짓 웃음
거짓말
거짓 사랑은 썩고
​
가을에는
까맣게 익은
고독한 혼의
씨앗만 남는다

허영자 시인의 "씨앗"은 가을의 씨앗을 통해 삶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시는 자연의 순환과 삶의 연속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냐고 물을 겁니다
​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냐고 물을 겁니다
​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김준엽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은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는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이 시는 삶의 한 단계를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시인들의 시를 통해 가을의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삶과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이 시들이 여러분에게 가을의 정취를 전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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