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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마을

가을 시 모음 - 은행나무에 관한 시, 인천 청라 은행나무 단풍 명소

by LABOR 수달김수달 2024. 11. 21.

목차

    가을 시 모음 - 은행나무에 관한 시, 인천 청라 은행나무 단풍 명소

    가을, 은행나무 그리고 시

    가을을 지나 겨울을 향해가는 11월의 길목입니다. 올해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겨울 같은 차가운 날씨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을의 정취는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2024.11.17 원창로 은행나무 가로수

    길지 않았던 가을의 색은 어느새 노랗고 붉게 물들었고, 거리 곳곳에 단풍과 은행나무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지요. 오늘은 가을을 더욱 가을답게 만들어주는 은행나무를 주제로 한 시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그와 함께 인천 청라 지역의 은행나무 명소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짧지만 깊은 순간들을 담아낸 시들이 여러분의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은행나무에 관한 시 모음

    가을과 은행나무는 뗄 수 없는 자연의 조화입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길 위에 내려앉아 쌓여 있는 모습은 가을의 상징 그 자체이죠. 시인들은 은행나무의 이런 모습에서 인생의 깊이와 사랑의 의미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아래 소개할 시들은 각기 다른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은행나무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은행나무 / 안도현

    은행나무​ / 안도현

    산서면사무소 앞
    아름드리 은행나무 두 그루가
    어느날,
    크게 몸을 흔들자
    은행알들이 우두두두 쏟아져내렸다
    그게 너무 보기 좋아서
    모두들 한참씩 바라보았다

    - 안도현, 『그리운 여우』(창비, 1997)

    안도현 시인은 은행나무 아래서 쏟아져 내리는 은행알들의 풍경을 한 편의 그림처럼 그려냈습니다. 은행알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힘과 자연의 경이로움은 모두가 잠시 멈춰 바라보게 만드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3. 11. 인천 서구 드림파크 은행잎

    운문사 뒤뜰 은행나무 / 문태준

    운문사 뒤뜰 은행나무​ / 문태준

    ​비구니 스님들 사는 청도 운문사 뒤뜰 천 년을 살았을 법한 은행나무 있더라
    그늘이 내려앉을 그늘자리에 노란 은행잎들이 쌓이고 있더라
    은행잎들이 지극히 느리게 느리게 내려 제 몸 그늘에 쌓이고 있더라
    오직 한 움직임
    나무는 잎들을 내려놓고 있더라
    흘러내린다는 것은 저런 것이더라 흘러내려도 저리 고와서
    나무가 황금사원 같더라 나무 아래가 황금연못 같더라
    황금빛 잉어 비늘이 물속으로 떨어져 바닥에 쌓이고 있더라
    이 세상 떠날 때 저렇게 숨결이 빠져나갔으면 싶더라
    바람 타지 않고 죽어도 뒤가 순결하게 제 몸 안에다 부려놓고 가고 싶더라
    내 죽을 때 눈 먼저 감고 몸이 무너지는 소릴 다 듣다 가고 싶더라

    \ - 문태준,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

    문태준 시인은 운문사 뒤뜰에 있는 은행나무의 노란 잎들을 천천히, 신중히 묘사하며 그곳에서 느껴지는 고요함과 경건함을 표현했습니다. 은행잎이 떨어지는 순간을 마치 생의 마지막처럼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24.10.31 강화도 백련사 은행나무

    동정녀 은행나무 / 복효근

    동정녀 은행나무 / 복효근

    우리 집 은행나무
    제 가지 휘어지도록 은행알 맺었다
    은행나무 수크루 하나 다녀간 적 없는데
    나는 안다
    그녀의 수태비밀까지는 몰라도
    눕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밤낮없이 기도하던 그 자세를,
    또랑또랑 별의 눈망울을 닮은 은행은
    그래서 또한 큰 염주알 같기도 하다는 것을

    - 복효근, 『하늘우물』(고요아침, 2008)

    복효근 시인은 은행나무를 동정녀에 비유하며 그 신비로움을 노래합니다. 한 번도 수나무를 만나지 않았지만 스스로 열매를 맺는 은행나무의 모습에서 어떤 신비로움과 신앙적인 깨달음을 발견합니다. 또한 그 열매를 염주알에 비유하며 그 모습에서 성스러움을 느끼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구룡사 은행나무 / 고진하

    구룡사 은행나무 / 고진하

    올망졸망한 흥부네 새끼들처럼
    무수한 잔가지들을 하늘 가득 거느리고 있었다

    그 잔가지들을 다 품을 수 없어 나는
    한아름도 넘는 나무 밑동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렇게,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라고
    어린 은행잎에 듣는 빗방울이 속삭여주었다.

    - 고진하, 『얼음수도원』(민음사, 2001)

    고진하 시인은 은행나무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찾습니다. 무수한 잔가지들이 하늘로 뻗어있는 모습은 마치 많은 자식들을 품은 부모와도 같고, 그 나무를 끌어안는 행위 속에서 사랑의 따스함을 느낍니다. 은행잎과 나무를 통해 전해지는 사랑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감동을 줍니다.

    2024.10.31 강화도 백련사 은행나무

    은행나무 잎 / 괴테

    은행나무 잎 / 괴테

    동방에서 건너와 내 정원에 뿌리내린
    이 나뭇잎엔
    비밀스런 의미가 담겨 있어
    그 뜻을 아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오.

    둘로 나누어진 이 잎은
    본래 한 몸인가?
    아니면 서로 어우러진 두 존재를
    우리가 하나로 알고 있는 걸까?

    이런 의문에 답을 찾다
    비로소 참뜻을 알게 되었으니
    그대 내 노래에서 느끼지 않는가.
    내가 하나이며 또 둘인 것을

    괴테의 시는 은행나무 잎의 모습에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의 잎이지만 두 갈래로 나뉘어진 모습에서 본래의 존재와 연합의 의미를 탐구하며, 그 이중적인 모습 속에서 은행나무의 상징적인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은행잎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그의 시선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인천 서구 드림파크 은행잎

    은행잎 / 김영일

    은행잎 / 김영일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으며
    노랗게 곱게 물든 은행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책갈피 사이에 끼워넣는다

    천년전 선인도, 은행잎에 고운 사연 담으려고
    나처럼 은행잎을 주웠을까

    은행나무는 암수가 있어 사랑을 했기에
    고운 사랑을 시로써 은행잎에 써놓으려고
    은행잎은 예쁜 편지지처럼 생겼나보다

    깊어가는 가을밤 책갈피속에 넣어두었던
    은행잎을 꺼내 한 잎에는 사랑을
    또 한 잎에는 마음을
    그 다음 또 한 잎에는
    천년을 사랑할 인연을 맺은 당신에게
    나를 다 준다고 쓰련다

    김영일 시인은 은행나무의 오래된 역사를 배경으로, 자신의 사랑과 인연을 은행잎에 담아 표현합니다. 오래된 나무와 그 나뭇잎은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가 되고, 시인의 마음을 전달하는 매력적인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인천 청라의 은행나무 명소

    2024.11.17 원창로 은행나무길

    가을이 깊어가는 이 시기에 인천 청라에서 은행나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장소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청라 지역에는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은행나무 명소들이 있어 짧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적합합니다.

    고릴라 캠핑 청라점 옆길

    2024.11.17 원창로 은행나무길

    고릴라 캠핑 청라점 옆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한적한 길로, 양옆에 심어진 은행나무들이 노란 단풍을 만들어내며 장관을 이룹니다. 단풍이 떨어진 도로 위를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2024.11.17 원창로 은행나무길

    드림파크 야생화 단지의 은행나무 길

    2023.11. 드림파크 야생화 단지의 은행나무 길

    인천 서구에 위치한 드림파크 야생화 단지 역시 은행나무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넓은 야생화 단지와 함께 펼쳐진 은행나무 길은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 좋으며, 가을 햇살 아래에서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을 감상하기에 최적입니다.

    석남동 사잇길의 은행나무

    석남동의 사잇길도 은행나무 단풍 명소로 손꼽힙니다. 이곳은 다른 명소들에 비해 더 조용하고, 주민들만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한적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은행잎이 떨어져 만든 노란 융단을 밟으며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결론

    가을은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계절입니다. 그중에서도 은행나무는 가을의 낭만과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은행나무를 주제로 한 시들을 통해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와 사랑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천 청라의 은행나무 명소를 방문하여 직접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은행나무가 전하는 메시지를 마음속 깊이 새기며 따뜻한 계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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