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중년 가을 쓸쓸함에 관한 시 모음, 이채, 용혜원, 정호승, 나태주 시인 짧은시
쓸쓸함은 인간 존재의 깊은 면모를 드러내는 감정입니다. 이 감정은 때로는 우리가 찾는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찾게 만듭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쓸쓸함을 주제로 한 여러 시들을 모아, 각 시가 어떻게 쓸쓸함을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는 법 - 나태주
사는 법 -나태주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그리고 남은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태주의 시 "사는 법"은 간결하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그리운 날에는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에는 음악을 듣는 방법으로 감정을 해소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이 시는 인간이 감정을 다루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며, 쓸쓸함 속에서도 사랑과 생각의 힘으로 삶을 견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쓸쓸함 - 용혜원
쓸쓸함 - 용혜원
누가
자정이 지난 시간에
어둠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 보다
더 쓸쓸할 수 있을까
용혜원의 "쓸쓸함"은 간결한 표현으로 쓸쓸함의 본질을 파헤칩니다. 그는 자정이 지난 시간의 가로등보다 더 쓸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을 비교적 단순하게 표현하면서도 그 깊은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움 그 쓸쓸함에 대하여 - 김갑천
그리움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김갑천
이제 너를 향한
오랜 비행을 쉬고 싶다허공만을 맴도는
나의 날개짓을 이제는
끝내고 싶다.
김갑천의 "그리움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쓸쓸함을 비행과 날개짓에 비유합니다. 그는 오랜 비행을 마치고 싶다는 소망을 통해 쓸쓸함을 표현하며, 허공을 맴도는 자신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이 단순히 고독에 그치지 않고, 깊은 내면의 갈망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쓸쓸한 세상 - 도종환
쓸쓸한 세상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서 새들이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도종환의 "쓸쓸한 세상"은 세상의 쓸쓸함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들판에 핀 꽃, 하늘을 나는 새, 허전한 유리창에 쓴 사랑하는 이의 이름 등은 모두 쓸쓸함을 상징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이 자연과 인간의 감정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탐구하며, 깊은 슬픔과 고독을 표현합니다.


중년의 가슴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 이채
중년의 가슴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 이채
가끔 지나온 뒷모습을 바라보면
저녁에 만나는 바람은 영 쓸쓸하고
해지는 언덕의 새는
늘 어디론가 떠나는데
다시 찾아온 노을 한 자락 물들이는
어제, 그 수많은 어제들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
다시 저 산을 넘는데도
이제는 울지 않겠노라고
정말로 그럴 수 없음이라
공연히 핀 꽃이 저녁 하늘만 물들이네이젠 바람도 낮게 불리라
그러면 좀 더 가벼워지리라
꽃들에게도 가끔은 할 말이 없어지고
새들에게도 말을 건네지 못할 때면
가랑잎 하나에도 무엇이 내려앉아
밤 깊도록 낙엽만 숭숭한 가슴이네꽃도 지고 나면, 피는 일 또한
그리움이더라
외로움이더라
그렇게 아픈 것이더라
중년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사는 것 또한 허무하기 짝이 없더라.
이채의 시 "중년의 가슴에 쓸쓸함이 찾아오면"은 중년의 쓸쓸함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시인은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며, 저녁의 바람과 해지는 언덕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묘사합니다. 특히, "다시 저 산을 넘는데도 이제는 울지 않겠노라고"라는 구절에서 중년의 사람으로서의 고뇌와 결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삶의 허무함과 외로움은 중년이라는 나이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이러한 감정들이 꽃과 새와 같은 자연의 상징을 통해 표현됩니다.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 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 부치네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고정희의 "쓸쓸한 날의 연가"는 편지를 통해 쓸쓸함을 표현합니다. 시인은 외로움을 겪으면서도 그 외로움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방법으로 극복하려 합니다. 각 계절에 맞춰 보내는 편지는 쓸쓸함과 그리움을 함께 담아내며,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 등 다양한 날씨와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을 기록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넉넉한 쓸쓸함 - 이병률
이 넉넉한 쓸쓸함- 이병률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저녁빛이 마음의 내벽
사방에 펼쳐지는 사이
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과연 우리는 정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
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
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닳고 해져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다고
발이 발을 뒤틀어버리는 순간까지
우리는 그것으로 살자밤새도록 몸에서 운이 다 빠져나가도록
저는 일에 육체를 잠시 맡겨두더라도
우리 매일 꽃이 필 때처럼 호된 아침을 맞자
이병률의 시 "이 넉넉한 쓸쓸함"은 쓸쓸함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우리가 살아야 할 세계가 다를 것이라며, 그 차이 속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가자고 합니다. 또한, 그 쓸쓸함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며 살아가자고 강조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을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고, 인간 존재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정호승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정호승
당신은 사랑은 기억하지 못해도
분노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기도는 기억하지 못해도
증오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오늘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비 갠 뒤에는 맑은 하늘이 더욱 쓸쓸하다
당신의 고백소는 어디에 있는지
나의 고백소는 당신 안에 있는데
간밤에 쥐가 내 심장을 다 갉아먹어
나는 당신에게 가는 길을 가지 못한다그동안 나는 길을 걸을 때마다
구두를 두 켤레씩 신고 길을 걸었다
길을 가다가 밥을 먹을 때마다
하루에 열끼니를 먹고도 배가 고팠다
꽃이 필 때마다 꽃이 돈인 줄 알고
민들레를 뿌리채 뽑아 들었다오늘도 당신의 고백소를 끝내 찾지 못하고
영원히 날이 저문다
이제는 이별의 순간에게 순종해야 할 시간
땅이 없어도 피는 꽃과
하늘이 없어도 빛나는 별을 바라보지 못하고
내가 쓸쓸히 사라져야 할 시간
정호승의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쓸쓸함을 매우 개인적이고 깊이 있는 관점에서 탐구합니다. 그는 사랑이나 기도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분노와 증오는 기억한다고 말하며, 이 감정들이 어떻게 쓸쓸함을 형성하는지 묘사합니다. 시의 끝부분에서 이별의 순간에 순종해야 한다는 표현은 쓸쓸함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결론
각 시가 전달하는 쓸쓸함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쓸쓸함은 단순히 고독한 감정을 넘어서, 우리의 삶과 감정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시들을 통해 우리는 쓸쓸함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의미와 위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감정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키워드: 쓸쓸함, 중년, 이채, 나태주, 고정희, 이병률, 용혜원, 정호승, 김갑천,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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