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구글 드라이브 포토와 MS OneDrive 사진을 정리하다가..
자랑도 아니고, 떳떳할 일도 아니지만, 사람은 저마다 인생이 그리 흘러갈만한 기구한 사연들 하나씩은 품고 살기 마련이다. 내 얘기도 언젠가 소설로 써 내려가면 그럴싸한 3류 웹소설 몇 권은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난 항상 죽음을 품고 산다.
몸도 썩 건강치 못하거니와, 삶의 낙이 없으니 언제 끈을 놓아도 놓으리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간달까? 누구나 그럴 것이다. 썩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하진 못하다. 서무(서무는 오픈톡 닉)가 나를 떠났을 때 그 의욕은 더 없어졌기에 언제라도 세상을 뜨려고 항상 준비 중이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사진의 정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10여 년간 가족들 사진을 어찌해야 될지 고민이다. 모조리 폐기를 하고 가는 것이 맞을는지, 그녀들(딸과 아내)의 추억의 편린들이니 잘 정리해서 남겨주어야 할지 고민이다.
화목한 가정이라면야 그게 무슨 고민이랴마는...
10여 년 전에 재혼했고, 애는 내 애가 아닌 아내의 아이에(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아내는 4년 전에 외도를 했었다. 그 반발로 맞바람을 피운건 아니지만... 솔메이트인가 싶은 동네 친구를 만났던 게 서무였을 뿐이다.
아내는 내가 사업이 망해서 가장 거지 같은 상태일 때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좋아해 줬던 사람이었다. 또 내가 사고를 당해서 사경을 헤맬 때 내 곁을 지켰던 사람이었기에 그녀가 비록 외도를 했었다 하더라도 이혼을 하지 않고 용서를 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노력은 했는데... 우리 나이가 50줄이다... 이 나이대의 평범한 부부들이 그러하듯, 무엇이 그리 예전만큼 불꽃이 타오르랴... 아침에 출근하는 그녀를 위해 텀블러에 커피를 내려 담아주고, 소소한 먹거리를 싸주려고 이것저것 물어보면 퉁명스럽게 짜증을 내는 꼴을 보면, 내가 이 십수 년 치 백만 장에 가까운 사진들을 정리해서 남겨줘야 하나 싶어지기도 한다.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를 적게 고치면서 다듬는 세가지 전략 (0) | 2024.11.15 |
---|---|
햇살 따스한 오늘, 가을바람 (0) | 2024.09.22 |
하양동백의 '정월 대보름 ' 시적 이미지 (0) | 2024.02.24 |
대부도 카라반 새벽 화장실 미친년 그리움 고양이 외로움 (0) | 2024.02.18 |
폭식: 외로움과 식욕, 그리고 떠난 그녀에 대한 그리움 (0) | 2024.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