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한국 시의 아름다움과 슬픔: 이별을 주제로 한 시 모음
이별 시모음 윤수천, 이재무, 김현승 이시영 이형기 최옥 그대는 들으소서 이별에 관한 시 조병화 나도 그랬듯이 빈집 기형도 비가2 붉은달 이별 김정환
한국 시에는 다양한 주제가 있지만, 특히 이별을 주제로 한 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대표 시인들의 이별을 주제로 한 시를 소개하며, 각 시의 독특한 매력과 감성을 탐구해보겠습니다.
윤수천의 "아름다운 이별"
아름다운 이별 (윤수천·시인, 1942-)
우리는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오래 빛날 수 있다.
저 높은 곳의 별처럼
멀리 떨어져 있음으로써
더욱 확실할 수 있다.
누가 이별을 눈물이라 했는가
아픔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빛날 수도 없다
아픔이 크면 클수록 더욱 빛나는
이별은 인생의 보석이다.
헤어짐을 서러워하지 말라
이별은 초라하고 가난한 인생에
소중하고 눈부신 보석을 붙이는 일
두고두고 빛날 수 있는
사랑의 명패를 다는 일
윤수천 시인의 "아름다운 이별"은 이별의 아픔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윤수천 시인은 이별의 순간을 통해 삶의 깊은 의미를 탐색하며, 아픔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 시는 이별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무명의 "사랑법 2"
사랑법 2 (작자 미상)
누군가 말했지
헤어져 있을 때 더 많은 축복이 있다고
함께 있을 때 내 님 오직 하나더니
헤어진 지금 온 세상 님으로 가득
작자 미상의 "사랑법 2"는 이별의 순간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입니다. 사랑과 이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이 시는 그 관계를 섬세하고도 깊이 있는 시어로 표현합니다. 사랑의 아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재무의 "이별"
이별 (이재무·시인, 1958-)
마음 비우는 일처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그리움 깊어갈수록
당신 괴롭혔던 날들의 추억
사금파리로 가슴 긁어댑니다
온전히, 사랑의 샘물
길어오지 못해온 내가
이웃의 눈물
함부로 닦아준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요
가슴 무덤에 생뗏장 입히시고
가신 당신은
어느 곳에 환한 꽃으로 피어
누구의 눈길 묶어두시나요
마음 비우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은 내 곁에 없었습니다
아픈 교훈만
내 가슴 무덤풀로 자랐습니다
이재무 시인의 "이별"은 이별의 순간을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시는 이별의 고통과 그로 인한 정서적 혼란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재무 시인은 이별의 경험을 통해 인간의 감정 깊이를 탐색합니다.
김현승의 "이별(離別)에게"
이별(離別)에게 (김현승·시인, 1913-1975)
지우심으로
지우심으로
그 얼굴 아로새겨 놓으실 줄이야
흩으심으로
꽃잎처럼 우리 흩으심으로
열매 맺게 하실 줄이야
비우심으로
비우심으로
비인 도가니 나의 마음을 울리실 줄이야
사라져
오오,
永遠을 세우실 줄이야
어둠 속에
어둠 속에
寶石들의 光彩를 길이 담아 두시는
밤과 같은 당신은, 오오, 누구이오니까!
김현승 시인의 "이별(離別)에게"는 이별을 인격화하여 대화하는 형식을 취한 시입니다. 이 시는 이별이라는 주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이별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여러 가지 감정들을 탐구합니다. 김현승 시인은 이별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
이시영의 "마음에게"
마음에게 (이시영·시인, 1949-)
신록이여,
죽은 마음에 움트는 강철의 새 잎이여
나는 이제 어떤 이별도 껴안을 수 있다
저렇게 많은 사랑들이, 저렇게 많은 아픔들이
자기와의 투쟁을 통과하여 이제 막 연록 햇빛 속으로 걸어나온 사람들이라니
이시영 시인의 "마음에게"는 이별 후 마음속에 남은 감정들을 담담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위안과 공감을 제공합니다. 이시영 시인은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을 풍부한 언어로 표현합니다.
이형기의 "낙화"
낙화 (이형기·시인, 1933-2005)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시인의 "낙화"는 이별의 순간을 자연의 이미지와 연결시켜 표현한 시입니다. 낙화(落花), 즉 떨어지는 꽃을 통해 이별의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그려냅니다. 이형기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합니다.
최옥의 "그대는 들으소서"
그대는 들으소서 (최옥·시인)
하루에도 몇 번씩
눈감는 소리
그 깊은 속눈썹의 떨림을
그대는 들으소서
어둠 속에 눈물 한 방울
툭, 떨어지는 소리
그대 들으소서
그대를 생각할 때면
혼자 흔들리던 그네처럼
내 마음, 허공 속에
흔들립니다
나의 태양, 나의 태양이여
이제는 돌아서야만 할 시간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은
그대 잠시 돌아보던
노을 속에 적었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점점 밝아지던 눈빛
그대만의 별을 찾아 헤매던
내 눈빛의 서러움
그대는 들으소서
이 세상 어느 곳에 있든지
그대는 들으소서... 들으소서...
최옥 시인의 "그대는 들으소서"는 이별의 순간을 시적으로 강렬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이별의 아픔을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강한 감정적 공감을 일으킵니다. 최옥 시인은 이별의 순간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합니다.
조병화의 "나도 그랬듯이"
나도 그랬듯이 (조병화·시인, 1921-2003)
머지 않아 그 날이 오려니
먼저 한마디 하는 말이
세상만사 그저 가는 바람이려니,
그렇게 생각해 다오
내가 그랬듯이
실로 머지 않아 너와 내가 그렇게
작별을 할 것이려니
너도 나도 그저 한세상 바람에 불려가는
뜬구름이려니, 그렇게 생각을 해다오
내가 그랬듯이
순간만이라도 얼마나 고마웠던가
그 많은 아름답고 슬펐던 말들을 어찌 잊으리
그 많은 뜨겁고도 쓸쓸하던 가슴들을 어찌 잊으리
아, 그 많은 행복하면서도 외로웠던 날들을 어찌 잊으리
허나, 머지 않아 이별을 할 그날이 오려니
그저 세상만사 들꽃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을 해 다오
행복하고도 쓸쓸하던 이 세상을
내가 그렇게 했듯이
조병화 시인의 "나도 그랬듯이"는 이별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시입니다. 이 시는 이별의 경험을 통해 삶의 교훈을 얻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조병화 시인은 이별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제공합니다.
기형도의 "빈집"과 "비가 2 ---- 붉은 달"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시인의 "빈집"과 "비가 2 ---- 붉은 달"은 이별의 슬픔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시입니다.
비가 2 ---- 붉은 달 (기형도 시인, 1960-)
1
그대, 아직 내게
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 있어 붙들겠는가.
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
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
짧게 말하였다. 하늘나라의 달.
2
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깔깔한 슬픔을 껴입고
돌아왔다. 우리 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
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
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
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 속에서
폭풍주의보는 삐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내가 떠나기 전에 이미 나는 혼자였다. 그런데
너는 왜 천국이라고 말하였는지. 네가 떠나는 내부의 유배지는
언제나 푸르고 깊었다. 불더미 속에서 무겁게 터지는 공명의 방
그리하여 도시, 불빛의 사이렌에 썰물처럼 골목을 우회하면
고무줄처럼 먼지 튕겨나와 도망치는 그림자를 보면서도 나는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떨리는 것은 잠과 타종 사이에서 비틀거리는 내 유약한 의식이다.
책갈피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우리들 창백한 유년, 식물채집의 꿈이다.
여름은 누구에게나 무더웠다.
3
잘 가거라, 언제나 마른 손으로 악수를 청하던 그대여
밤새워 호루라기 부는 세상 어느 위치에선가 용감한 꿈 꾸며 살아 있을
그대, 잘 가거라 약기운으로 붉게 얇은 등을 축축히 적시던 헝겊 같은
달빛이여. 초침 부러진 어느 젊은 여름밤이여.
가끔은 시간을 앞질러 골목을 비어져 나오면,
온통 체온계를 입에 물고 가는 숱한 사람들 어디로 가죠? (꿈을 생포하러)
예? 누가요 (꿈 따위는 없어) 모두 어디로, 천국으로
세상은 온통 크레졸 냄새로 자리잡는다. 누가 떠나든 죽든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
턱턱, 짧은 숨 쉬며 내부의 아득한 시간의 숨 신뢰하면서
천국을 믿으면서 혹은 의심하면서 도시, 그 변증의 여름을 벗어나면서.
이 작품들은 이별의 감정을 독특한 이미지와 언어로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기형도 시인은 이별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와 감정의 깊이를 탐색합니다.
김정환의 "이별"
이별 (김정환 시인, 1954-)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멀리서부터 여기까지 내 마음
궂은 비 내린다 아 이별이
온통 적셔지고 아스팔트 하얗게
일어서는 종착역
김정환 시인의 "이별"은 이별의 순간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이별의 아픔을 진솔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강한 공감과 위로를 제공합니다. 김정환 시인은 이별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복잡성과 깊이를 탐구합니다.
이별을 주제로 한 이 시들은 각각 독특한 방식으로 이별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탐구합니다. 이 시들은 독자들에게 감정적인 공감과 위로를 제공하며, 인간의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한국 시의 이러한 면모는 시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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