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9월의 시 모음 - 이해인, 윤보영, 이채
9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이 달에는 많은 감정과 상념이 교차합니다. 시인들은 이 시기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가을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해인, 윤보영, 이채 등 세 명의 시인의 시를 모아 그들의 시선으로 9월을 탐색해보겠습니다.
9월의 기도 - 이해인
9월의 기도 - 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꽃 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가을의 시작, 9월을 맞이하며 이해인은 자신의 기도를 통해 마음의 밝음을 기원합니다. 그녀의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내적 성숙을 노래하며, 어두운 마음을 씻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기원합니다. 시의 첫 연에서는 찬란한 태양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새로운 꿈과 자유를 만끽하길 소망합니다. 이해인의 시는 기도와 자연의 연결을 강조하며, 가을이 주는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가을 편지 1 - 이해인
가을 편지 1 - 이해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툭,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이해인의 또 다른 시 '가을 편지 1'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그리움과 삶의 깊이를 탐구합니다. 시인은 바람의 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다양한 감정들을 성찰하고, 작은 도토리의 떨어짐 속에서 참회의 기도를 발견합니다. 이 시는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내면의 변화를 그리며,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9월이 오면 - 안도현
9월이 오면 -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그대
사랑이란 어찌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안도현의 '9월이 오면'은 9월의 강가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소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의 교감을 묘사합니다. 강물이 서로 밀어주며 흘러가는 모습은 사랑과 삶의 흐름을 비유하며, 인간의 감정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그립니다. 이 시는 9월의 강가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진정성과 사랑의 성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9월의 시 - 조병화
9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조병화의 '9월의 시'는 여름과 가을의 전환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여름의 무거움과 그로 인한 가벼움을 비교하며, 가을로의 이동이 인간의 내면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합니다. 조병화는 가을이 주는 기억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9월의 노래 - 이채
9월의 노래 - 이채
나도 한때 꽃으로 피어
예쁜 잎 자랑하며
그대 앞에 폼잡고 서 있었지꽃이 졌다고 울지 않는다
햇살은 여전히 곱고
초가을 여린 꽃씨는 아직이지만꽃은 봄에게 주고
잎은 여름에게 주고
낙엽은 외로움에게 주겠네그대여!
빨간 열매는 그대에게 주리니
내 빈 가지는 말라도 좋겠네
이채의 '9월의 노래'는 가을의 상징적인 꽃과 낙엽을 통해 인생의 변화를 표현합니다. 꽃이 지는 것과 낙엽이 떨어지는 과정은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상징하며, 이채는 이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삶의 의미를 고찰합니다. 이 시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 - 이채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 - 이채
사랑하는 사람이여!
강산에 달이 뜨니
달빛에 어리는 사람이며!
계절은 가고 또 오건만
가고 또 오지 않는 무심한 사람이여!내 당신 사랑하기에
이른 봄 꽃은 피고
내 당신 그리워하기에
초가을 단풍은 물드는가낮과 밤이 뒤바뀐다 해도
동과 서가 뒤집힌다 해도
그 시절 그 사랑 다시 올리 만무하니
한 잎의 사연마다 붉어지는 눈시울차면 기우는 것이 어디 달 뿐이랴
당신과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당신과 나의 삶이 그러하니
흘러간 세월이 그저 그립기만 하여라
이채의 '중년의 가슴에 9월이 오면'은 중년이라는 인생의 시점에서 9월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하여, 과거와 현재의 감정을 연결합니다. 이 시는 사랑과 인생의 변화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 이채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 이채
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보일 듯 말 듯 피었다가
보여도 그만
안 보여도 그만인
혼자만의 몸짓이고 싶네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산 너머 구름으로 살다가
들꽃 향기에 실려 오는 바람의 숨결
끝내 내 이름은 몰라도 좋겠네꽃잎마다 별을 안고 피었어도
어느 산 어느 강을 건너왔는지
물어보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서글프지만은 않네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알 듯 모를 듯 피었다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혼자만의 눈물이고 싶네
삶과 낙엽 – 이채
삶과 낙엽 – 이채
낙엽이 떨어져 땅 위로 뒹굴며 말합니다
삶을 이루었노라고
내가 떠나서 거름이 되어야
푸른 녹색 정원을 이룰 수 있다고나는 자신에게 묻습니다
내 삶이 다할 때
삶을 이루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후세에게
나의 삶이 과연 거름이 될 수 있을까내게 던진 이 물음은
내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줍니다
결론
9월은 변화와 성찰의 계절입니다. 시인들은 각기 다른 시각으로 9월을 탐구하며, 자연의 변화와 인간의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달의 시들은 가을의 시작을 맞이하며 삶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각 시인은 9월이 주는 다양한 감정과 의미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작의 힘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키워드: 9월 시, 이해인, 윤보영, 이채, 가을 시, 안도현, 조병화, 오광수, 오세영, 가을의 시작
'시의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른 체 그런 채 간다 (0) | 2024.09.23 |
---|---|
9월의 시 모음 - 오광수, 윤보영, 오세영 (0) | 2024.09.04 |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0) | 2024.08.21 |
9월 시(詩)모음 (0) | 2024.08.20 |
9월의 시 모음-가을의 기도, 가을에 관한 낙엽 시 -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엔 따뜻한 가슴을 지니게 하소서 이채, 9월의 시 문병란 (0) | 2024.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