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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마을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질마재 가는 길"

by LABOR 수달김수달 2024. 5. 4.

목차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질마재 가는 길"

    질마재 가는 길

    질마재 가는 길 - 이 재 익

    선운사 동백숲을 돌아서
    변산반도 아련한
    외바닷가 질마재 마을
    생가 마당에 세한의 눈이 쌓여
    새 아침에 밟은 이 없고,
    우물터는 정적을 삼킨다.

    마음 나이 십오륙세, 여든 노인은
    복분자주 풍천장어가 무슨 소용이었으랴
    자식 다 미국 보내놓고
    고향에 쓸쓸히 잠들었다.

    10시 방향에는 생가.
    1시 방향 언덕엔 유택,
    상거 1km 황량한 겨울바람 속에
    유혼이 왕래한다.

    폐교를 개조한 소연한 문학관에
    분주한 일생의 유품들이 다 쌍였고
    일생의 영욕은
    다실의 주전자 속에 끊고 있다.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질마재 가는 길"

    꽃과 아지랑이

    꽃과 아지랑이 - 이 재 익

    결혼식 신풍속도에
    주례는 없고
    신랑신부 스스로 다짐하고,
    성혼선서를 낭독하고
    그리고 스스로 노래하고 춤을 춘다

    꽃에 배웠을 것이다
    꽃은 잔칫날 춤을 좋아한다
    스스로 출 수 없어 벌나비를 부른다
    벌나비는 춤의 댓가로 꿀을 얻는다.

    이른 봄 미처 벌나비가 오지 않을 때
    아지랑이가 대타를 선다
    보수를 바라지도 않고
    꽃 위에서 춤을 추며
    자원봉사하는 참 착한 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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