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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질마재 가는 길"
질마재 가는 길
질마재 가는 길 - 이 재 익
선운사 동백숲을 돌아서
변산반도 아련한
외바닷가 질마재 마을
생가 마당에 세한의 눈이 쌓여
새 아침에 밟은 이 없고,
우물터는 정적을 삼킨다.
마음 나이 십오륙세, 여든 노인은
복분자주 풍천장어가 무슨 소용이었으랴
자식 다 미국 보내놓고
고향에 쓸쓸히 잠들었다.
10시 방향에는 생가.
1시 방향 언덕엔 유택,
상거 1km 황량한 겨울바람 속에
유혼이 왕래한다.
폐교를 개조한 소연한 문학관에
분주한 일생의 유품들이 다 쌍였고
일생의 영욕은
다실의 주전자 속에 끊고 있다.
한국 시집 박물관에서 나눔 받은 이재익 시인의 시집 중에서 "질마재 가는 길"
꽃과 아지랑이
꽃과 아지랑이 - 이 재 익
결혼식 신풍속도에
주례는 없고
신랑신부 스스로 다짐하고,
성혼선서를 낭독하고
그리고 스스로 노래하고 춤을 춘다
꽃에 배웠을 것이다
꽃은 잔칫날 춤을 좋아한다
스스로 출 수 없어 벌나비를 부른다
벌나비는 춤의 댓가로 꿀을 얻는다.
이른 봄 미처 벌나비가 오지 않을 때
아지랑이가 대타를 선다
보수를 바라지도 않고
꽃 위에서 춤을 추며
자원봉사하는 참 착한 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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